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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의 쌓이는 재고, 경영진의 선택과 경기 회복은?

YUREKA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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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반도체 섹터의 하락이 심상치 않습니다. 12월 마지막 주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연초에 비해 약 42% 하락했는데요, 반도체만을 생산하는 SK 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비해 하락폭이 더 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수요 문제 등으로 계속해서 재고가 쌓인다고 합니다. 

 

SK하이닉스의 사업 및 경기 현황

먼저 SK하이닉스가 어떤 물건을 판매하는지 봅시다. 삼성전자와 달리 SK 하이닉스는 반도체를 비중 100%로 팔고 있습니다.

반도체-100%비중의-하이닉스
하이닉스 사업(Dart)

전자공시의 사업의 내용 -> 주요 제품 및 서비스 란에 보면 회사가 어떤 제품을 팔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주요 제품의 가격 변동 추이를 덧붙여 설명하고 있으며 내용을 살펴보면 

 

통상 3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며 수요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DRAM은 전 분기 대비 약 20% 수준으로 ASP가 하락하였으며, NAND는 컨슈머 제품의 수요 약세를 eSSD 제품의 판매 확대로 대응했으나 Solidigm 포함, 본사 기준 모두 ASP가 전 분기 대비 20% 이상 하락하였습니다.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었다. 즉, 반도체 수요가 하락하는 등 주변의 경제 상황에 의하여 가격(ASP-평균판매단가)이 하락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제품의 경쟁력이나 경쟁 업체의 등장이 아닌 물건을 사줄 사람이 없어 저 수요가 둔화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시 경제 시장이 참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불과 2022년 3월에 나온 보고서에서는 반도체를 사줄 사람은 넘치는데(수요는 넘치는데) 코로나 19 이후 산업 생산의 회복세로 인해 반도체의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갔습니다. 공급망 문제로 단가가 상승함에도 수요는 강세였는데, 1년 만에 이러한 수요, 공급의 판도가 아예 바뀌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재고문제

그러나 이미 재고자산이 꽤 쌓이고 있었음은 공시자료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아래는 2022년 8월에 공개된 반기 보고서 입니다. 제74기 보고서는 2021년 한 해 동안의 재고입니다. 73기와 74기를 보면 재고가 약 2조 증가했는데 반년만에 1년 이상의 재고가 쌓여버린걸 알 수 있습니다.

73기-74기-75기-반기보고서-재고비교
Sk하이닉스 재고자산(Dart)

그리고 3분기말 보고서를 보면 아예 3개월 만에 그전 6개월 동안 쌓은 재고를 넘어서버립니다. 약 3조가 증가했으니까요.

재고자산-3조이상-증가
SK하이닉스 75기 재고자산

75기 재고자산을 보면 재고만으로 14조 6천억 정도를 남겨둔 것으로 보입니다. 판매해야 하는 상품은 기업의 자산으로 잡히지만 문제는 반도체와 같이 첨단 산업 제품들은 해가 지날수록 옛날 상품이 된다는 점입니다. 나중에는 결국 '떨이' 해버려야 하고 그렇다면 가치가 더욱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재고자산이 증가하는 상황은 분명 기업으로서 악재가 분명합니다. 아직 4분기 실적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지만 16조 이상 재고 자산이 쌓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는 작년 대비 거의 2배 가까이 재고가 증가한 것입니다. 재작년 총재고가 2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봤을 때, 올해만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은 역대급으로 재고가 쌓인 것입니다. 

 

47% 하락은 합당한가?

그렇다면 이제 과거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반도체가 순풍이던 2017년 이후 마치 올해처럼 재고가 쌓이고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거시 경제가 나빠지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특히 하이닉스는 중국에 공장이 많으니 더욱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2018년 수출이 둔화되기 시작하더니 2019년은 총 수출 비중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인한 과도한 수요, 반도체 사이클이 함께 맞물려 큰 폭의 수출을 이루어 냈다고 볼 수 있다면 2022년부터는 다시 디램가격 하락으로 인한 하락 사이클, 거기에 경기침체 우려, 금리 인상,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하이닉스는 재고를 싸게 파는 것보다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하기 위해 투자 확대로 경영 방침을 정하기도 했습니다. 즉, 재고는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가가 47% 정도 하락을 면치 못한 것은 이렇게 까지 외부 상황이 안 좋아질지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투자감소-재고축소의지
2022년 7월 삼성증권 리포트

 

게다가 경영진은 3분기 실적발표 후 여러 가지 상황을(재고, 경기) 고려하여 2023년도는 투자를 줄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수익성 위주 경영이라는 모티브를 일부 훼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불확실성'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러한 발표 역시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ICT-반도체-수출입-데이터-및-경기전망
2022년 11월 수출입 데이터 (무역협회)

 

SK하이닉스의 미래는?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의 경기 회복은 내년 하반기 이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합니다. 시장 주가는 이러한 예상치에 부합하는 어떤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닉스의 재고자산 처리문제, 특히 디램 수출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점, 경영진의 투자 개선,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4분기 실적과 2023년 외부요인에 대한 대응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주목됩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충분히 극복해 낸 기업이기에(2018, 2019년 이익개선) 2023년 하반기쯤에는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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